수동적인 성향, 어떻게 도와야 할까?
아이들은 또래 집단 안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며 관계를 형성해 갑니다.
어떤 아이는 리더십 있게 이끌고, 어떤 아이는 조용히 따라가며 적응합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가 유독 친구의 의견을 무조건 따르거나, 싫다고 말하지 못한 채 끌려다닌다면 걱정이 될 수 있습니다.
“왜 저렇게 친구 말만 따라가지?”
“거절도 못 하고 늘 참기만 하는 것 같아...”
이런 모습은 아이의 기질일 수도 있고, 정서적 자신감 부족이나 관계에 대한 불안을 반영하는 행동일 수도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아이가 수동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자기표현을 키울 수 있도록,
부모가 어떤 방식으로 도와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왜 아이는 친구에게 끌려다니는 걸까?
아이의 이런 행동은 ‘착한 아이’로 보일 수 있지만,
그 속에는 자신의 감정을 말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나
거절했을 때 관계가 끊길까 봐 불안해하는 마음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 관계 유지가 우선인 아이들
아이들 중에는 친구와의 사이가 틀어지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보다, 친구가 원하는 대로 맞춰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 거절에 대한 불안감
"싫어"라고 말했을 때 친구가 나를 미워하면 어떡하지?
이런 불안감은 아이가 싫은 상황에서도 그저 따르게 만듭니다. - 자존감과 자기 효능감 부족
자신의 의견이 중요하다고 느끼지 못하거나,
내가 말해도 바뀌지 않을 거라는 무력감을 느끼는 아이는 더 수동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 부모의 훈육 방식 영향
어릴 때부터 아이의 말을 자주 끊거나,
"말대꾸 하지 마"라는 반응을 자주 들은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부모가 도와줄 수 있는 방법
1. 아이의 기질을 먼저 이해해 주세요
수동적인 행동이 모두 문제는 아닙니다.
아이의 성격이 조용하고 배려심이 많을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행동의 ‘이유’입니다.
‘원해서 그러는가’, 아니면 ‘불안해서 그러는가’를 파악하는 것이 시작입니다.
2. 거절해도 관계는 유지된다는 경험을 하게 하세요
아이가 “싫어”라고 말한 뒤에도 친구가 여전히 곁에 있다는 경험은
거절이 곧 관계 단절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소규모 놀이, 역할극 등을 통해 "내가 이건 싫어"라고 말하는 연습을 함께 해 보세요.
예: “나는 이 장난감보다 저게 좋아. 그걸로 놀고 싶어.”
3. 감정을 표현하는 문장을 가르쳐 주세요
아이는 ‘싫다’는 감정을 무례하지 않게 표현하는 방법을 모를 수 있습니다.
“나는 지금 그 게임은 별로야.”
“난 지금 쉬고 싶어.”
“네가 말하는 것도 괜찮지만, 내 생각은 달라.”
이런 문장을 연습하면 아이는 자기 표현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4. 작은 선택권을 자주 주어 자기결정력을 키우세요
“오늘 간식은 뭐 먹을래?”
“이 책이 좋아? 저 책이 좋아?”
작은 것부터 자신의 선택이 존중받는 경험을 자주 하다 보면
아이는 친구 관계 안에서도 자신감 있게 의견을 말할 수 있게 됩니다.
5. 아이가 의존하는 친구와의 관계를 함께 살펴보세요
특정 친구에게만 의존하고, 그 친구가 없으면 혼자 놀지 못하는 모습이 보인다면
‘의존’이 아닌 ‘불안’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그 친구와 떨어져도 즐겁게 놀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기회를 다양하게 열어 주세요.
상황별 대화 예시
상황 1. 친구가 일방적으로 놀이를 정할 때
아이: “친구가 이 게임만 하자고 했어.”
부모: “넌 그게 재미없었구나. 다음에는 네가 하고 싶은 걸 말해볼 수 있을까?”
상황 2. 친구가 싫은 행동을 했지만 말 못했을 때
아이: “계속 내 장난감을 가져가는데 그냥 줬어.”
부모: “그럴 땐 ‘내가 먼저 쓰고 있었어’라고 말할 수 있어. 연습해볼까?”
상황 3. 친구가 놀자고 할 때 늘 응하는 아이
아이: “친구가 계속 불러서 쉬지 못했어.”
부모: “그럴 땐 ‘지금은 나 혼자 있고 싶어’라고 말해도 괜찮아.”
실제 사례: 민서는 왜 아무 말도 못했을까?
6살 민서는 유치원에서 친구 하율이와 자주 놀았습니다.
하지만 하율이가 놀이 순서를 항상 정하고, 민서의 의견은 무시할 때가 많았습니다.
민서는 속상했지만, “그건 싫어”라는 말 대신 그냥 따라가기만 했죠.
집에서 민서의 말을 들은 엄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민서야, 너는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참는 편이지?”
“응, 친구가 화낼까 봐...”
이후 엄마는 민서에게 역할 놀이를 통해
“이번엔 민서가 놀이를 정해보자”,
“싫을 땐 이렇게 말하면 돼”라는 표현을 함께 연습해 주었습니다.
며칠 뒤, 민서는 용기 내어 하율이에게
“이번엔 내가 하고 싶은 놀이 하자고 말했어!”라며 웃으며 말했죠.
이처럼 아이는 지지받는 경험 속에서
자기 표현이라는 용기를 조금씩 키워갑니다.
다시 강조하고 싶은 한 가지
아이에게 진짜 필요한 건
“친구를 따르지 말라”는 지시가 아닙니다.
“너의 생각도 소중하고, 표현해도 괜찮아”라는 메시지입니다.
수동적인 행동을 바꾸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모가 매일 조금씩 기회를 주고, 기다려주고, 연습시켜 준다면
아이는 분명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용기를 키워갈 수 있습니다.
“네가 말해줘서 고마워.”
“네가 말했을 땐, 엄마(아빠)가 정말 기뻤어.”
이런 말 한마디가 아이에겐 큰 힘이 됩니다.
마무리: 내 아이가 '자기답게' 관계 맺는 법
우리 아이가 친구에게 끌려가는 모습이 속상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아직 '관계 안에서 나를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는 중입니다.
부모의 작은 응원, 함께 연습하는 대화, 따뜻한 인정이
아이의 내면에 단단한 자기표현의 씨앗을 심게 됩니다.
그 씨앗은 언젠가, 자신을 존중하고 타인과 건강하게 연결되는 아이로 자라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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